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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의 자화상
작 성 자 총무담당관실 등록일 2021/09/06/ 조   회 56
첨부파일 20210906_전민일보_013면_140233.jpg (390 kb) 전용뷰어
도립미술관이 개관한 지도 17년이 됐다. 곧 있으면 스무 살 성년의 나이에 접어드는 만큼 이제는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현재 미술관이 처한 모습을 화폭에 담아볼 때도 된 것 같다. 소관상임위원으로서 한 말씀 보태고자 하니 주제넘은 얘기로 생각치 마시고 미술관의 자화상을 그리는 데 있어 다양한 시점을 얻는다는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뻔한 얘기가 되겠지만 공립 미술관의 기능은 단순히 전시를 하고 그림을 감상하는 시설에 국한되지 않는다. 작품 수집과 컬렉션 구축, 도민을 위한 다양한 복합 문화프로그램 운영, 지역미술계와의 소통 및 네트워크 형성,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등 이러저러한 기능을 수행한다.

현 관장께서도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전시와 대중프로그램을 통해 전북지역의 미술관 작가들, 한국의 근현대적미술사적 중요 지점들, 동시대 세계미술의 다양한 범위와 주제를 탐색하고 아울러 흥미로운 테마와 이슈를 담은 문화예술콘텐츠로 여러분을 이끌 것”이라며, 미술관이 지향하는 좌표를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도립미술관의 오늘이 “동시대 세계 미술의 다양한 범위와 주제를 탐색”하고 있는지, 또는 “흥미로운 테마와 이슈를 담은 문화예술콘텐츠”로 이끌고 있는지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다.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시각예술이 천착하는 의미와 주제를 탐색하는 노력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흥미로운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사례도 들은 바가 없다. 하물며 가장 기본적인 전시 사업에서도 미술계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얘기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 동안 도립미술관은 내분에 휩싸이며 앞서 말한 미술관의 고유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여력조차 없었다. 미술관은 사업소 형태로 운영되는 전라북도 행정기구의 일부지만 특수성을 고려해서 관장과 학예팀장은 개방형 직위로 민간에게 열어놓았는데 이것이 개방의 취지는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 갈등요인으로만 작용해온 것이다. 미술관 내부의 알력과 갈등이 미술관의 발목을 잡아도 단단히 잡아 놓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다 보니 미술관의 주축이라고 할 수 있는 학예사들의 독립성과 전문성 보장도 기대하기 어렵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매년 작품수집만 반복될 뿐 수장고에 있는 작품들을 학예사들이 들여다보고 해석해서 전시사업에 반영하는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절대적인 규모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명색이 도립미술관이지만 예산과 학예사 등 전문인력의 규모를 봤을 때 인접한 광주시립미술관과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수장고를 늘리고 미술관 앞마당을 리모델링하는 하드웨어 사업에 80억 원을 들이는 것도 좋지만 인력과 소프트웨어도 균형 있게 보강하지 않는다면 외형만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최근 서예에 조예가 깊은 지인분이 ’수처작주입처개진‘이라는 경구를 써주셨다. 나 같은 필부가 온전히 헤아리기 어려운 깊은 가르침이 담겨 있는 것 같은데 스스로 머무는 곳에서 주인이 되면 서는 곳에서 모두 참되다는, 주도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가르침으로 흔히들 여긴다고 한다.

그래서 말인데, 도립미술관에게도 이 가르침을 전하고 싶다. 어딜 가나 열악하지 않은 곳이 없고 쉬운 조직은 없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관장은 관장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학예사는 학예사대로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며 행정 공무원들은 규정과 원칙에 입각한 사무처리를 하며 손발만 맞추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미술관의 현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도립미술관이 의미 있는 20주년을 맞기 위한 준비작업으로서 뼈아픈 자화상을 가감 없이 화폭에 담아내 보려는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영규 전라북도의회 의원 / 전민일보 2021.9.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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